Page 7 - 안견미술대전-도록e-book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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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자 안견선생은 한국적 산수화풍을 창출한 조선시대 최대의 거장(巨 匠)이자 신라의 솔거(率居), 고려의 이녕(李寧)과 함께 우리나라 회화사상 (繪畵史上) 삼대가(三代家)로 손꼽히는 발군의 인물이다. 세종대왕과 인평 대군의 아낌을 받으며 대성했던 선생은 이미 그의 시대에 입신(入神)한 독 보적 화가로 평가되었고 동국(東國)의 고개지(顧愷之)와 오도자(吳道子) 로 지칭되기도 하였다. 이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선생(先生)의 그림을 금 (金)과 옥(玉)처럼 아끼고 보존하였다고 전해진다. 선생은 호를 현동자 또 는 주경이라 하였으며 자를 가도 혹은 득수라 하였다. 옛 기록들에는 선생 이 지곡(地谷) 사람이라고 전해지고 있는 바 지곡(地谷)은 바로 현재의 충
청남도 서산시 지곡면이다. 옛 서산의 학자인 한여현이 그의 저서 『호산록』에서 안견선생을 ‘본읍지곡인(本 邑地谷人)’이라고 못 박아 기록한 것은 현대의 우리에게 값진 전거(典據)가 된다. 안견선생은 세종조에 가장 뛰어난 화원으로 성장하였으며 그 후에도 문종, 단종, 세조, 성종 등 여러 현왕(賢王)을 섬기며 활약하였다. 도화서(圖畵署)의 선화(善畵)를 거쳐 화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정사품(正四品) 호군(護軍)의 벼슬에 이르렀 다. 또한 선생의 아들인 소희는 성종 9년(1478)에 친시(親試) 문과에 급제하여 성균관의 전적(典籍)을 지내 기도 하였다.
안견선생은 성(性)이 총민(聰敏)하고 정전(情傳)하였으며, 옛 그림을 많이 보아 그 요체(要諦)를 터득하고 여 러 대가들의 좋은 점을 총합하여 자성일가(自成一家)하였다고 전해진다. 선생은 산수화에 특히 뛰어났으나 그 밖에 초상(肖像), 화훼(花卉), 노안(蘆雁), 누각(樓閣), 말(馬), 의장(儀仗)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그렸으니 선생의 기량(技倆)이 광범하게 미쳤으며 조야(朝野)의 요청(要請)이 다대(多大)하였음을 알겠다.
선생은 <청산백운도(靑山白雲圖)>를 비롯한 수많은 득의작(得意作)을 창출하였으나 오늘날에 오직 <몽유도원 도>만이 일본 텐리대학교(天理大學校) 중앙도서관에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꿈 에 본 도원의 세계를 그린 것으로 세종 29년(1447) 4월 20일에 착수하여 3일 만에 완성을 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안견선생의 그림과 함께 안평대군의 발문(跋文), 고득종(高得宗), 강석덕(姜碩德), 정인지(鄭麟趾), 박연(朴堧), 김종서(金宗瑞), 이적(李迹), 최항(崔恒), 신숙주(申叔舟), 이개(李塏), 하연(河演), 송처관(宋處寬), 김담(金淡), 박팽년(朴彭年), 윤자운(尹子雲), 이예(李芮), 이현로(李賢老), 서거정(徐居正), 성삼문(成三問), 김 수온(金守溫), 석만우(釋卍雨), 최수(崔脩) 등 혜성같은 당대 명사(名士)들의 시문(詩文)들이 각기 자필(自筆) 로 쓰여져 있어 시서화 삼절(三絶)을 이룬 기념비적 걸작(傑作)이다.
안견선생의 예명(藝名)은 자자하여 당대(當代)는 물론 후대(後代)의 수많은 화가들에게도 감화를 주었다. 석 경(石敬), 양팽손(梁彭孫), 신사임당(申師任堂), 정세광(鄭世光), 이정근(李正根), 이흥효(李興孝), 윤의립(尹 毅立), 이징(李澄), 김명국(金明國) 등을 비롯한 수다한 사대부화가(士大夫畵家)와 화원들이 선생의 화풍(畵 風)을 다투어 추종하였다. 이러한 거장이 우리나라에서 배출되었음은 더없이 자랑스러운 일이며 그 위업을 기리는 기념비가 뜻있는 후인들에 의하여 서산시 지곡에 세워지게 됨은 비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感)은 있으나 지극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이 현창사업(顯彰事業)을 계기로 하여 선생의 위업이 더 욱널리이해되고빛을발하여훌륭한새문화를일구어가는데큰보탬이될것을기대하여마지않는다. 비문은 서울대학교 교수 안휘준이 짓고 국전초대작가(國展招待作家) 황석봉(黃晳捧)이 썼으며, 조각은 차상 권(車相權) 초대작가(招待作家)가 제작하였다. 서산군수(瑞山郡守) 박융화(朴隆和)가 안견선생의 위업을 기 리고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군민(郡民)과 뜻있는 분들의 정성을 모아 이 기념비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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